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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담쟁이 잎에서 엿본 희망의 메시지
작성일
2012-09-13 18:02:55
조회수
1698

담쟁이 잎에서 엿본 희망의 메시지

2012.09.04 14:49 입력능행 스님 jungtoh7@hanmail.net 발행호수 : 1160 호 / 발행일 : 2012-09-05

















“벽돌담의 존재 이유를 기억하세요. 그것은 우리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 어떤 것을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 것인지 보여줄 기회를 주기 위해 그곳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췌장암을 선고받고 6개월 시한부 삶을 살던 랜디 포시(Randy Pausch) 카네기멜론대 교수가 강단에 섰다. 그는 학교를 떠나기 전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마지막 강의’에서 ‘벽 이론(The Brick Walls Theory)’을 말한다.


“벽돌담이 있어 우리가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그것은 어린 시절에 품었던 꿈의 달성을 원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리시킵니다. 결코 중단하지 마십시오. 가장 좋은 황금은 쓰레기 더미의 가장 밑바닥에 존재합니다.”


자재병원 건축현장에서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말을 되새겨본다. 2011년 5월, 공사비 20%를 준비해 자재병원 건립불사를 시작했다. 2012년 8월 현재 공사는 60% 진행됐으나 남은 과정이 마치 성벽처럼 까마득하기만 하다. 꿈을 이루기 위해 넘어야할 장애물인 벽. 내가 저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중생들이 고통과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를 내가 얼마만큼 원하는지, 우주는 알고 싶어 하는 걸까?


내 능력으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망연자실 주저앉아 버리고 싶은 이 때, 분연히 내 손을 잡고 일어나 벽을 오르는 담쟁이 잎이 하나 있다. 절망의 벽 앞에서 무너지려고 하는 순간 희망을 노래하며 날 일으켜주는 힘. 편지에서 작은 동전까지, 웃음을 담아 보내주시는 후원자들의 마음이 담쟁이 잎이 되고 넝쿨이 돼 내 손을 잡아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담쟁이 잎들이 존재했기에 12년 동안 준비해온 자재병원을 60%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남은 40% 공정은 넘어야 할 벽이다.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중략)…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를 읽으며 담쟁이 잎은 절망의 벽을 결코 뛰어넘으려 하지 않고 천천히 기어 올라간다는 것을 알았다. 담쟁이는 흙 한 톨도, 물 한 방울도 없는 담에서 살면서도 저렇게 푸르구나. 서두르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으며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며 벽을 오르는구나. 담쟁이가 담을 붙잡고 이파리를 푸르게 만드는 것처럼 나의 간절한 서원은 후원자인 당신의 손을 잡고 말없이 담을 넘어갈 것이다.


3주전 폐암 말기에 임종을 며칠 앞둔 57세 거사님이 가족과 함께 언양 자재병원 건축 현장에 왔다. 거사님은 14개월을 투병했으며 삶의 끝을 준비하고 있었다. 거사님이 바싹 마른 손으로 내 손을 잡았다.


“스님. 많이 힘드시죠. 병원 만든다고 밤낮없이 뛰어다니실 스님 모습 눈에 선해요.”
나를 바라보는 거사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괜찮다고 말하는 내 가슴이 먹먹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힘든 몸으로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세상에 나만 힘든 줄 알았어요. 담배도 많이 피우고 술도 많이 마셨죠. 그러다보니 이렇게 병이 들었네요. 그런데 이제 와서 주변을 둘러보니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많은 거예요. 사방천지가 병원이고 또 환자고. 저는 그 중 한사람일 뿐이고요. 3년 전 스님 책을 읽고 후원을 시작했어요. 늦었지만 죽기 전에 스님을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다며 하얀 봉투를 내 손에 꼭 쥐어주었다. 거사님은 스님 서원 꼭 이루라는 부탁과 함께 건축현장을 떠났다. 아쉬움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잡아 주시던 거사님은 8일 뒤 세상을 떠났다. 담쟁이 잎이 되어 내 손을 잡아줬던 거사님 영전에 극락왕생을 빌어 올린다. 수없이 많은 푸른 담쟁이 잎. 당신이 곧 이 세상의 희망이다.


능행 스님 정토마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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