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저는 제 입으로 병명을 말하기가 두렵습니다.
가슴이 떨리고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숨쉬기조차 힘이 듭니다
.
병원 검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 병명을 인정 할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 제 영혼이 황량한 들판에 홀로 뒹구는 낙엽 같습니다.
저를 혼자 버려두지 마시고 함께 하여 주소서.
가족들에게는 아직 저의 존재가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부처님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현대의학에 의존하며 고통스러워하는
저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가슴에 눈물이 흘러내리지만
무던히 제 앞에서 참으려고 애쓰는 것 같습니다.
저도 쏟아지는 눈물 때문에 창밖을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부처님 당신의 한량없으신 자비와 사랑으로 나를 지켜 주소서.
후들거리는 두 다리를 잡아 주시옵고
당신의 가르침 바로 알게 하소서.
싫습니다.
아직 은요...
제가 죽기에는 너무 젊지 않습니까?
부처님 육신이 병으로 무너져 내리는 내 이 비참한 모습을 차마
거울에 비추어 본다는 것이
너무나 두렵습니다.
세상 앞에 당당하던 내가 이제는 육체와 영혼이 초라함으로
옛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길 없네요.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
수없이 듣고 그 뜻을 알아 차렸던 제 자신이였지만
이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당신께 살려 달라고 매달릴 기력조차도 없습니다.
의지하옵는 자애로우신 부처님!
인연을 따라 생겨났다 인연이 다 하면
흩어지는 것이 만고 진리라고 누가 말 하더이다.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오직 ...
참혹한 고통 중에도 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니
어찌합니까?
부처님 당신의 자비로운 손길로 내 육신과 영혼을 어루만져 주소서.
용기를 잃지 않도록 제 손을 꼭 잡아주소서.
대성자모 관세음보살님께 비옵나이다.
살려 만 주옵소서 ...
욕심없이 살겠습니다.
좋은일 하며 살겠습니다.
자비의 어머니의 부디 함께하소서
저는 늙으신 어무이의 아들입니다.
저는 어린 새끼들의 애비입니다.
부디 저를 지켜주옵소서!
살고 싶 습니더, 부처님 !
### 어느 거사님 골수암 투병중에 실낱같은
목숨을 붙잡고 죽음앞에서...남기신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