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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
2012-02-21 19:36:40
조회수
1122
제목 : | 바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정말 막막하여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때...

나는 어느새 홍련암 앞 바다에 서 있곤한다.

영혼과 육신이 지칠때로 지쳐 숨이 턱까지 차 오를 때 어머니의 따뜻한 가슴을 찾

아 울며 문밖 나서는 아이처럼 그렇게 길을 떠난다. 대성자모의 넓은 자비 바다가

사무치게 그리워 나는 오늘도 그렇게 길을 떠나왔다.

망망한 바다위에 울부짖는 바람소리.

산산히 부서지는 파도에 나를 던졌다.

한참, 아주 한참동안 나는 바람이 되었다.

그리고 부서지는 파도가 되어 버렸다.

내 마음에 고요가 스며들 때쯤 또다시 내 자신에게 다그쳐 묻는다.

왜 울고 섣느냐고!

허수아비처럼 갈래 갈래 찢기운 가슴을 타고 흘러내리는 뜨거운 눈물, 왜 흘리고 섣

느냐고!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떠나간 사람들의 모습들... 떠나갈 사람들의 모습들... 동해 바다위로 별빛처럼 영

롱하게 떠오른다.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 채 알기도 전에 불치의 질병으로 신음하며 죽음 앞

에서 소리죽여 흐느끼는 어린 영혼들의 애걸함이 가슴 깊이 아픔으로 사무쳐온다.

산산히 부서지는 파도에게 다시 묻는다.

‘ 병든육신 끌어안고 죽어가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 자비와 사랑을 베풀었는

가? ’ , ‘

그들의 죽음을 지켜봄에 더 이상 그 무엇도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단 말인가. ’, ‘

더 이상 나누어 줄 그 무엇도 진정 없었단 말인가? ’

아니였습니다.

최선을 다하지 못한 부분 너무나 많았습니다.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은 나의 허물 어디에도 숨길 수가 없습니다.

자비로운 어머니 관세음 보살님이시여!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죽어가는 사람들을 돌보는 일 아무래도 제 소임이 아닌 것 같습니다.

관세음 보살님의 사랑과 자비를 고통받는 중생들에게 나누어 주는 도구로써 저는

너무나 부족합니다.

자비로운 어머니 관세음 보살님이시여!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내 절규는 부서지는 파도 소리와 함께 하얀 물거품으로 흩어진다. 그리고 다시 파도

가 되어 산산히 부서진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물었다.

지금쯤은 죽어가는 사람들의 신음하는 고통스러운 모습, 육체의 사멸로 이어지는

죽음마저도 이제는 아무런 감정없이 초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는냐고.’

몇 번이고 고개를 흔들어 보인다.

긴 세월동안 죽음은 무던히도 보아 왔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싸늘히 식어가는 육신

어루만져 왔건만 치유될 수 없는 질병으로 현대의학과 사랑했던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 질병으로 일어나는 엄청난 고통,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한 모금의 물도

삼킬 수 없어도 생명의 끈 놓지 못하는 그 사람들... 그들과 함께 해야하는 나의 일

상. 몸부림치는 그들의 고통 앞에 나는 초연할 수 없었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그들의 고통과 아픔의 늪속에 나는 함께 허우적 거리며 울고 웃

으니 ???

중생임에 틀림이 없는것같다.

하지만 진흙탕에서 연꽃이 피어남을 난 늘 기억한다.

그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때로는 이런 생각을 하게된다.

‘언제쯤 고통과 죽음 앞에서 초연해 질 수 있을지...’

하염없이 섣다보니 파도가 바다인가 바다가 파도인가.

눈물도 마르고 번뇌도 마르고 텅빈 고요속에 홀로 서 있다. 나는 그래서 홍련암 앞

바다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어둠속에 부서지는 파도를 타고 들려오는 관음의 묘음이 들려온다.

 

『~마음을 고요히 하여 내가 하는 말 들어보라~』

‘ 칠흙같이 깊은 고통속에서 사랑이 잉태되어 절망과 절규속에서 자비의 연꽃 피어

나느니 네가 그들의 고통을 느낄 수 없다면 정녕

너는 이 소임 살 자격이 없지 않느냐? ’

길없는 길을 가는 그 수고로움 속에 관음의 자비가 깃들어 있느니라.

너의 아픔 가슴속에도, 너의 눈물속에도 내가 함께 하고 있느니라.

파도가 바다이며 바다가 파도이거늘 아픔이 어찌 그들만의 몫일 수 있으랴.

뜨거운 눈물 흘러 고이는 그곳에서 관음의 자비가 피어나느니라.

돌아가거라 그리고 아무 염려하지 말거라~...

자비로운 목소리 귓전을 스쳐 가슴에 담겨져 왔다.

네 마음 다하고 목숨 다하고 생각을 다하여 가난하고 병들어 죽어가는 그들을 사랑

하고 자비로움으로 보살펴라.

은은하게 들려오는 어머니의 묘음이여!

용기를 주소서. 지혜를 밝혀 주소서.

관세음 관세음 관세음 보살님이시여!

허공에도 걸리지 않고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무 자비를 제 가슴에 담아 주소서.


수평선 너머에서 붉은 해무리와 함께 태양이 밝아온다. 슬픔과 고통은 다 부서지고

관세음 보살님의 묘음만이 출렁인다. 텅빈 내 영혼에

대성자모 관세음 보살님의 자비로움이 감사와 환희로 내 영혼을 충만케 하였음이다.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랴.

내가 가는 이 길이 험난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천지만물의 은혜가 함께 하시니 무엇

이 두려울까.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홀로 가리.

관세음 보살님의 자비로움으로 충만하여 홍련암을 떠난다.

밝은 눈빛으로 나를 기다리는 그들의 품으로..

그들이 있기에 내가 돌아갈 곳이 있음에 감사하면서.

 

 

 

붉디 붉은 달이 동해 바다에 떴다.

달빛에 부서지는 바도소리.

맹렬한 겨울바다 바람 이겨내는

벼랑 끝에 홀로 선 나무처럼

고난과 고통의 길

오직 사랑을 위해서라네.

바다가 힘찬 파도를 일으키듯

내 사랑도 고통과 고난에서 피어난다.

오!

연꽃의 이름으로 피어난 내 사랑

불치의 질병으로 고통받는 그대들이여

내 사랑을 마시게.


그대 이제 더 이상

갈증을 느끼지 않으리.

배고픔을 느끼지 않으리.

슬픔과 외로움 느끼지 않으리.

홍련암에서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자비의 열매는 봉사요.
봉사의 열매는 평화로움 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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