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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
2012-02-21 19:38:45
조회수
1073
제목 : | 無 소유

무 소 유

새벽이 열리니 태양이 떠오른다.

파아란 숲

생명의 날개를 퍼덕이며 오월을 즐기는 새들의 지저귐 속에 아카시아 향기가 허공

에 가득하다.

하루아침에도 몇 번이고 모여졌다 흩어지는 저 구름....

하루 한 낮 절에도 수 없이 오고 가는 생명의 울음소리....

제법 이 공허함을 뻐꾸기가 노래한다.

바람 속에 등불 같은 이 목숨. 오라 줄로 착각하여 두 손으로 움켜잡고 천년만년

살 것처럼 탐욕의 노예가 되어 버둥대는 밥통 큰 사람들......

잘 사는 법도 잘 죽는 법도 모르는 채 불을 쫓아 날아드는 불나방처럼 물질을 쫓아

허둥대다 죽음 앞에서 절규하면서 찬란한 물질 문명의 불빛아래 쓰러져 가는 수많

은 생명들의 탄식.

깊은 밤 큰 병원 병실마다 밝혀진 환한 불빛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사람들은 알

고 있을까???

찢어지는 육체의 고통과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나 두려워 두 눈을

크게 뜨고 온 밤을 꼬박 지새는 사람들이 차마 끄지 못한 불빛인 것을....


지난 겨울 하얀 눈이 온 산을 덮고 눈꽃이 만산에 피어 정토마을이 눈 속에 묻혀

버린 날 앙상하게 말라버린 몸과 가격을 따질 수 없는 수십 가지의 약, 등산화, 등

산복, 등을 싣고 정토마을 가족으로 오셨던 거사님. 어떻게 알고 오셨냐는 질문에

거사님은 ‘ 인터넷보고 살려고 왔습니다. ’ ‘ 저는 꼭 살아나야 하니까

요.... ’ 횡 한 눈빛에는 광기가 흘렀다. 이제 갓 50 서울 강남에서 자수성가하신

중소기업 사장님이신 거사님은 사업체를 친인척들에게 맡겨 놓으신 채 투병 중이셨

다.

삼개월전 속이 더부룩하여 중앙병원에 갔더니 위암말기이며 전신으로 전이가 되어

아무런 치료를 할 수 없다고 진단을 받으셨다. 삼개월이 지난 지금은 복수가 차고

먹지 못하여 그 모습이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눈감고 누우면 영영 깨어나지 못할

것 같다고 하시면 온갖 것들을 옆구리에 끼고 깔고 앉아 밤낮 없이 몇날 몇일 밤을

꼬박 세우시며 계속 토하시다 몇일 후 증상조절이 되었다.

어느 날 스님을 붙잡으시고


『스님 사는데 너무 바빠서 눈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한번도 느껴 보지 못하였습니

다. 스님 절 좀 살려주세요. 병원의사들은 나를 못 살린다고 하니 부처님의 은덕으

로 살수가 없을까요. 옛날 우리 어머니가 절에 열심히 다녔는데? 제가 낳아서 일어

나면 스님께서 하고 계시는 일 열심히 돕겠습니다. 내가 죽으면 우리 회사는 금방

부도가 날것이고 우리 가족들은 거지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죽을 수 없습니다. 왜

하필이면 제가 죽어야 합니까.』


거사님은 한 가닥 남은 힘을 다하여 분노하였다.

『어려운 시절 다 넘기고 이제 살만한데 죽어야 한다 구요. 내가 벌어놓은 돈 한푼

도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집?빌딩?회사 어느 것 한가지도 정리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죽습니까?』

이불을 움켜쥐고 오열하시던 거사님 삼 개월 동안 계속 토하시고 물 한 모금 제대

로 못 드시던 분께서 정토마을에 오신 이후에 미음도 드시고 과일즙도 조금씩 드시

고 떡도 조금씩 씨ㅂ어 드시면서 행복해 하시며 하시는 말씀이......

『스님 음식을 목구멍으로 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이처럼 큰 행복이고 기쁨인지 몰

랐습니다.』

거사님께서는 계속 음식에 집착하시면서 실낱같은 목숨을 쇠줄인줄 알고 매달리

는 가엽고 서글픈 모습에서 그리고 임종 과정을 지켜보면서 물질의 허망함이 뼛속깊

이 스며들었다.


죽음!!!

죽음을 동반한 삶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바람 앞에 떨고 있는 낙엽처럼

그렇게 머물다 그렇게 가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인 것을 알아차리는 이 몇이나 될까

텅 빈 허공 채우는 것이

사람들의 허욕을 채우는 것보다 낳을 것 같으니

비고비어 텅 빈 삶의 그릇 속에

새털처럼 가벼운 죽음이 담겨짐을.......


정토마을에 오신지 20일 만에 거사님은 임종을 하셨다.

임종을 지켜보시던 보살님이 이게 죽는 것이냐고 소리치며 울부 짖는 소리가 귓전

을 맴돈다.

왜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있단 말입니까. 왜 돈으로 안 된다는 것입니까.

돈이면 무엇이던 다 돼는 세상이 아닌가요. ‘ 이렇게는 못 죽습니다.’ 몸부림치

는 가족들을 남겨 두신 채 임종을 하셨다. 뜨고 계신 눈을 차마 감지 못하시는 거

사님 싸늘히 식어 가는 무정한 육신......

땅을 깔고 누워 제법 무아의 노래를 우리에게 들려 주셨건만...

번개같이 빠른 세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

죽음을 볼 때마다 늘 이 마음이 일어난다.


마음을 내면 낼수록 힘겨워지고

쌓으면 쌓일수록 무거워 지는 삶

무소유의 삶으로 가볍게 머물다가 홀연히 떠나갈 수 있다면.

충만한 기쁨의 삶이 아닐까

 

무 상
글/ 능 행
가을 하늘 저 기러기

서산을 향하니

무상 노래 허공에 흩어지네


실낱같은 여린 목숨

쇠줄인줄 알았더니


속절없는 한세월

숨 한번 몰아쉬니.

산 세상

죽을 세상

모두가 허상일세

무정한 죽음 앞에

사대는 허공에 꽃이 되고

외로운 혼만이 쓸쓸히 떠나네

인생무상 한 세월

한 닢 낙엽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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