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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바다
작성일
2012-11-24 10:49:47
조회수
1286
제목 : | 나의 꽃들

시1. 소 망

 

 



새벽 안개 자욱한 깊은 산속

이름없는 작은 꽃으로 풀 속에 홀로 피어

눈여겨 보아주는 이 없어도

지나는 걸음 걸음

발밑에 놓이게 되더라도

그저 그렇게 피고 지는 풀꽃으로 살고 싶어라



봄 볕이 내려앉을때 기지개 활짝 펴보고

소슬한 바람에 티끌을 씻으며

새들이랑,다람쥐 벗하여

인연 따라 피고 지는 풀꽃이고 싶어라.

 

 

 
















시2. 세 월



앙상한 가지 사이로 지나는 바람소리


바람이 가벼운 포플러잎사귀 안고 가는 시월

한 시절이 넘어가는소리

달빛 아래 우는 귀뚜라미 소리에 알았네

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더 붉은데...

 

 











시3. 새 벽

 

바람이 지나면서

새벽을 깨우네

밤새 내린 비를 맞고 숲속 바람 청량하여

천지만물의 은혜로움 속에 또 하나의 창조가 꿈틀

衆은 손가락을 세고 있네

 



시4. 삶이 썩어 거름이 되길

기쁨이라는 것은 언제나 잠시뿐....

걷다보면

구비 구비 새로운 경험들이 기다리는 인생길

때로는 막막함이 주체 할 수 없이 밀려오고

때로는 설레임에 밤을 새우기도 하지만

고독함이 덮쳐 올 때면

끝없이 펼쳐진 망망한 그대 앞으로...

길을 떠나기도 하지만

못난 날 데리고 지구한 모퉁이에 쭈그리고 앉아

고개를 땅으로 파묻고 있을 때 도 많다.

그러나 그럴 때 일수록

나는 더욱 세상을 사랑하고 내안에 깊이 서원 한다.

내영혼의 뜰에

내 삶이 온전히 썪어 자비의 종자를 성숙시키는 거름이 되기를 ...

지금의 고통 일체중생의 기쁨이 되길를 ...

 



시5. 사월이 오면



경칩이라 여기저기 잔 설이 녹아 내리더니

삼월에 눈꽃이 구녀산에 만개했다.

아 ~!

사람의 한세상도 삼월눈꽃 같드라

따락논 넘어에서 맹꽁이가 시나브로 울어댄다.

사월이 오면...

붉은 창꽃 피겠지.

 

 











시6. 다 그런 거라나



풀벌레 소리가 요란한 마당으로 달빛이

날 나오라 하여 문열고 나가려니

바람의 기운이 날 주춤이게 하네.


선들 선들 스며 오는 느낌이 계절의 소식이리

풍경도 잠든 이 밤에...

달은 날 보고


커피 반 스푼

설탕 한 스푼

물 가득

쉬어가라 하여

그네에 앉았네

어깨가 시려서 같이 달 보자고 도반을 불렀더니

그 도반 하는 말

인생은 다 그런거라나

오늘밤 달은 무척 외롭다.

 

 





시7. 바랑보고



좁다란 오솔길

잿빛 장삼자락이 휘적 휘적


어느스님은 가야 할 곳이 있다며

어디론가~~~ 가는 ~발 ~길...

등 뒤에 매달린 둥그런 바랑

어이 그리도 큰지...

나는 그를 보라보며

깨달음을 향한 구도의 열정이 담겨 있는 것일까...?

아물 아물 보이는 바랑을 망연히 바라보고 서있다.

비맞은 중마냥 중얼 중얼

 

좋겠다!

 

내가선 이곳은

지옥 천당 다 있으니 따로 갈곳이 없네.

눈 속에서 붉은 눈물이 맺힌다.

 

 






시8. 물



뭇-새들이 지저기니시인들같고

온갖 풀들이 바람에 누움이 마침 성인같네.

어---허 허

뻐꾸기 소리에 몸 없는 몸이 허공을 보네

어---허 허

숨차게 걸어온 발자국 여기서 잠시 멈추고

저어기 --- 물 한잔으로 내 영혼의 갈증을 식히리.

저어기 --- 물 한잔으로 내 이웃의 아픔도 씻어주리.

 

 















시9. 잿 빛



생노병사가 출렁이는 사바海

큰 배가 이 뭐꼬 돛을 창대히 올리네.

아득히 -머언 --층계위에 화두

층계 없는 층계 -를 오를 숱한 잿빛 장삼 자락

오르고 오르다 보면

장삼에 묻힌 육신 병들고 쇠약 할 때도 있으리.

그--때

올라가야 -- 옳으리

내려가야 옳으랴

중간에 서서 주춤거리노라면

위-아래서 길--비우라 소리-소리

손잡아 함께 오르는- 놈 하나없는 잿빛속에 절대 빈곤

天地를 잡아쓰고 생사를 여의지 못할 때 그 죄가 무량하리.


갑신년-오월 좋은 아침 - 어느 선방낙성식에서-- 능행

 

 





시10. 무 덤



비가 내린다.

낙엽 진 빈산에...

청개구리 자슥이 지~옴마를 시냇가에 묻어놓고

비만 오면 떠내려 갈까~하여

비가 그치도록 개골개골 개골 개골~~~

아직도 울고 있네.

요즘 새끼 들은 청개구리보다 더 하다

암만 비가와도 전화 한통 없다

창밖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생각에 잠기는 부모...

내리는 비를 바라보시며 무슨 생각으로 계실까

그리움이 恨을 잉태 하네.

꺼이꺼이 삭히는 소리 ~~ 소리...

개골~~개골~~~~~ 개골~~

 

 









시11. 無



꽃 덧없는 것이라

저토록 아름다운가....


사람 한평생 덧없는 것이라

이토록 서럽고 아픈가...

아름답고 서러운 맘

어찌 둘일라고...

 

 















시12. 나~~ 그것이 되어



가노라

가노라

물이 되어 가노라

바람이 되어 가노라


가노라

가노라

생명의 불 꽃

한줌의 흙이 되어 가노라


아! 나 죽어

티끌마저 흔적 없는

그것이 되어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노라

 

 








시13. 길



되돌아 갈 수 없는 길

쉬어 갈 수도 없는 이 길

헌신의 극치가

바다를 이루어

인욕바라밀이 연꽃을 피우니

자욱자국 눈물 아니 떨구리.

 
















시14.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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